2020.09.14
먼저 절대다수 대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겠습니다.
Factfullness라는 책이 있는데 더 많은 님들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언론과 통계가 우리를 어떻게 미욱하게 만드는지를 더 많은 사람들이 깨닫는다면 '기레기'같은 민망한 용어들도 자연 사라질거라 생각되니까요.
기사중 우리 회사는 어디에 속할까요? 또한 대상 인원중 한 명이라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면 재택근무 시행 기업일까요? 100대 대기업을 조사했다면서 시행과 미시행 기업중에 대중이 알만한 어떤 기업들이 속하는지, 시행의 기준은 뭔지도 알 수 없는 건 그저 '여러 회사의 어느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돌려봤다.'는 얘기에 지나지 않겠습니다.
'100대 기업'이라는 묵직한 타이틀 만큼 사회적 책임 또한 무거운 대기업들이 앞장서 유례없는 질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걸 얘기해야겠지만, 오늘 기사를 보면서 언론에 현혹되지 않는, 타석에서 볼을 고르듯 기사를 선별할 수 있는 선구안이 절실함을 앞세우게 되네요.
이제, 노동과 사회 관련 기사로 눈을 돌려보시죠. 노동조합의 파업 등으로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은 기업의 얘기가 심심챦게 등장합니다. 그렇게 몇 년 지나면 아마도 파산했어야 할 기업은, 그러나 건재하지요. 집계하기 쉽지 않을 그 '손실'이란 아마도 사측이 불러준 숫자였던 건 아닐까요?
오늘 또 우리는 '그동안의 교섭에 성실히 임해왔다.'는 사측의 얘기만 싣고 있는 언론을 목격합니다.
[단독] 삼성전자 노조 단일화…사측에 '공동교섭' 신청
교섭의 기본인 취업규칙조차 노조와 공유하지 않아 정부 기관에 정보공개를 요구하게 만들고, 그렇게 몇 달을 걸려 회사의 취업규칙을 국가로부터 받아보게 한 것이 과연 '성실'일까요? 법률이 보장한 노동조합 가입의 자유를 무시한 채, 이런저런 이유로 각종 직무 관련자들을 최대한 가입대상에서 제외하려 했던 발버둥. 그리고 합법적인 홍보활동마저 어떻게든 제한하려는 등의 몸부림엔 성실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이제 사내 4개 노동조합이 공동교섭단을 구성, 단협을 향해 달릴 겁니다. 그 과정에 언론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좋은 선구안을 기를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좋은 선구안을 가진 타자가 많아질 때 더 좋은 투수가 태어날 수 있듯이, 무턱대고 폄훼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인지의 눈높이를 높여갈 때, 언론은 비로소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