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노조의 출범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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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회 댓글 0건 작성일 19-10-10 21:02본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SWU)은 '또 하나의 가족' 탄생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주주는 물론 온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초래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어처구니 없는 합병의 물밑 작업이랄 수 있을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증거인멸 범죄 가담자들에 대한 얼마전의 공판에서 검사는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대한민국 사상 최대 증거인멸'이란 제하의 당시 언론 기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피고인들은 혐의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특히 피고인들이 회사를 가족처럼 생각했다며 인생을 바친 회사를 위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참작해 달라고도 했습니다. 변호인들은 가족끼리의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친족상도례를 적용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간격으로 이어진 또다른 공판이 있었지요. 바로 노동조합에 대해 치밀한 계획하에 자행된 삼성 전사 차원의 조직적인 탄압과 와해 공작 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관련한 언론 기사를 살펴보면 위와는 다른 기류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성찰 없이 반성하지 않는 피고인들의 태도를 참작해야 하고,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거짓 주장하는 일부 피고인들의 태도는 반드시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며 이런 반헌법적이고 조직적인 노조파괴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사법 판단을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라고 전했습니다.
20여 년 전, 삼성은 '또 하나의 가족'이란 슬로건을 들고 나와 전방위적으로 홍보를 했으며 수많은 국민들의 뇌리에 심어 놓았지요. 자격지심에서인지 요즘은 사라진 광고 캠페인이지만 이 문구에서 삼성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작금에 이르러 그 '가족'이란 과연 누구를 지칭했던 것인지 위 두 건의 공판은 역겨움을 감췄던 베일을 들춰 올리고 있는 듯 보여지는 것입니다.
실상 삼성에게 가족이란 국민도 아니요 근간을 이루는 직원들도 아니었던 것입니다. '회사'라는 이름의 성벽 속에 숨은 재벌 일가와, 온 국민이 따르고 지켜야 할 헌법과 법률조차 그 주인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무시하고 버릴 수 있는 충견들만이 삼성의 가족이었던 겁니다.
회사라는 이름으로 그 주인에게 충성을 다했던 주구들은 가족과 다름없으니 법으로 재단할 수 없다는 그들의 인식과, 그에 반해 헌법이 정한 바 스스로의 작은 권리를 찾고자 합법적인 단결에 나선 직원들을 '치졸'이라 함이 더 옳을 치밀함과 '마피아처럼'이라 함이 더 어울릴 조직력으로 격파하려 했던 그들의 몸부림은, 그들에게 국민과 직원이란 결코 가족일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못난 도둑이라도 제 가족의 손은 더럽혀지지 않길 바라고, 제 자식은 바르게 커 주길 소망하며 깊은 밤 담장을 넘는 것이 사람일 것입니다만, 하지만 곪을대로 곪고 썩어 문드러진 삼성의 그 '가족'들은 이미 인간의 도리를 초월했기에 가정을 바로잡고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 호적에서 파버린다는 둥 위협과 이리저리 집 밖으로 내돌려지는 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삼성의 진짜 가족들은 하나씩 둘씩 노동조합을 일으켜 세웠던 것입니다.
이러한 가운데2019년이 얼마 남지 않은 즈음 삼성전자에 네 번 째 노동조합의 탄생을 맞이하는 심경은 감격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회사의 규모만큼이나, 또한 그동안 저질러진 잘못 만큼이나 더 많은 진짜 가족들이 서로를 찾고 뭉쳐 공동체를 이루고, 나아가 더 많은 후세들이 정의롭게 평화를 누리며 번영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가슴과 머리와 몸을 나눌 수 있을 거라는 기쁨에 두 팔 한껏 벌려 환영합니다. 모든 노동조합 동지 여러분, 진짜 가족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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