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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협의회 위원으로 당선된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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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1회   댓글 0건 작성일 20-03-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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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4일


국정과 사법농단 연루의 늪에서 장기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삼성, 그 직원들의 속마음은 어떤 것일까?

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의 노사협의위원 선거 당선의 의미.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된다"던 창업주의 눈은 영원히 닫히고, 그 뒤로도 30여 년이 지난 뒤, 지난 2018년 그룹의 심장이랄 수 있는 삼성전자에도 결국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은 그 누구도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하겠다. 그리고 올해 노동조합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더 많은 직원들을 포용하려는 행보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노사협의회는 조합으로 조직된 직원의 수가 전체의 과반에 달하지 않는 경우 노동조합에 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의회를 구성하여 노사가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삼성은 각 사업장 단위로 협의회를 구성하고 운영해오고 있었으나 사원대표에 대한 직원들의 시선엔 아쉬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건 사내 인트라넷인 '삼성Live' 나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Blind' 게시글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주된 것은 바로 사원대표들이 정작 사원이 아닌 회사를 대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원들의 진정한 언로가 되지 못했다는 불신이었다. 비근한 예는, 작년말 광주사업장에서 발생했던 팀장의 성추행 사건시 협의위원도 동참, 방관하며 깊숙히 관련되었고 적극적으로 피해직원을 대변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다.

이러한 노측 협의위원, 즉 사원대표는 2년을 임기로 하고 있으며 단위 사업장별 직원들의 직접투표에 의해 선출되는데, 금번 메모리제조기술센터 화성사업장에 근무중인 김규원씨(33)는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임을 밝히며 출마했고, 1천여 명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틀간에 걸친 투표를 마치고 오늘(6/20) 개표한 결과 437표를 득표, 267표를 얻는데 그친 상대 후보를 압도하며 당선되었다.

후보 추천을 했던 10여 명의 동료들이 후보 등록에 임박하여 돌연 철회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낙심도 했지만, 평소 그의 성품과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상생의 문화를 만들고저 애쓰는 그의 진심을 알고 있던 동료들의 지지로 후보 등록 막차를 탔던 그는 홍보용으로 찍은 사진이 사전 고지나 동의 없이 편집되는 등 비상식적인 선거 운영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개선하며 완주했고 결국 당선될 수 있었다.

그가 동료들의 표심을 얻었던 주요인을 찾다 보면 뜻밖의 사실을 알게된다. 그의 차별화 포인트는 '공약'이었다. 뭔가 특별한 공약이 아니라 Blind 게시판 등을 보면 공약을 제시했다 사실에 열광하는 댓글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유권자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얘긴지 이상하겠지만, 직원들은 그동안 익숙했던 공약 없는 선거라는 암묵적인 룰을 깨뜨린 것에 환호했던 것이다. 또한 그의 공약중 공공연한 비밀처럼 회자되던 '협의위원에 대한 회사측의 특혜'의 공개와 폐지는 직원들에게 사이다처럼 여겨진 느낌이다.

앞서 언급했듯 경영진의 국정 및 사법 농단 연루에 대한 의혹들이 국민들의 높아진 법적, 도덕적 시야에서 파헤쳐지고 있는 즈음, 사내에선 공약 없는 '이상한' 선거로 구성돼왔던 노사협의회에도 심상찮은 바람이 일어나는 것은 직원들의 의식수준 역시 높아진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으며, 아직은 소수인 노동조합 조합원의 당선이 향후 이어질 다른 사업장별 선거에, 그리고 노사관계 및 기업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최근 언론 보도에는 삼성의 단계별 노조대응 매뉴얼이 공개되기도 했으며, 실제 회사는 단체교섭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 태도로 지연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김규원씨는 전한다. 이에 그는 회사측이 예의를 갖추고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다시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메일을 최근 김기남 대표이사와 이재용 부회장 등 경영진에 보내 회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떠받쳐 온 협의회, 이제 그 위원이기도 한 그의 손짓에 회사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지, 또한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래는 오늘의 주인공 김규원씨의 소감 전문이다.

[당선 소감문]

6월 20일 목요일 오전 개표를 하였습니다.

개표결과 267:437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먼저 저의 공약을 공감해주시고, 선출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대후보님을 지지해주신분들의 의견 또한 소중히 생각하며, 기술팀의 근본적인 문제인 인력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당선이 되어 공식적으로 공약실천을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눈물흘리며 힘들게 일하는 엔지니어가 많을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고, 원래 눈물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투표용지 한 장 한 장마다 엔지니어들의 한이 담겨있다는 생각을 하니 개표현장에서 자꾸만 눈물이 나서 몇번씩이나 화장실을 드나들었습니다.

우리 삼성전자 직원들 모두의 가슴 속에 있는 회사에 얘기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혹여나 불이익 받을까봐, 찍힐까봐 얘기하지 못하는 상황속에서 오는 그 답답함을 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직원과 회사와의 소통은 일방적으로 느껴질만한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는 당당한 회사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의견을 당당하게 얘기하고, 그로인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어야합니다. 그러한 문화를 올바로 정착시킬 때만이 직원과 회사가 함께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견제가 있을 때만이 기존의 생각은 더욱 더 발전하고 조직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겪은 부서들에서는 어떤 리더분이 오셔서 좋은 조직문화를 심고가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러나 리더가 바뀌면 몇몇 용기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조직문화가 다시 후퇴하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고과권자로부터의 불이익이 무서워 의견 피력의 기회조차 없이 후퇴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많은 부서를 겪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곳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 처럼 끝까지 함께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떤 상대가 되었든 여러분의 목소리를 담아 전달하겠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입사할 후배들에게 정말로 더 좋은 문화를 남겨줘야하는 숙제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회사 어느 곳에서나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은 문화를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아래의 삽화를 보며, 기술팀과 제조센터가 처한 문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정관념과 낡은악습 타파를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밀고 나가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혹시나 제가 잘못하는 것이 있다는 많은 비판과 충고 부탁드립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저를 찍어주신분들의 표가 부끄럽지 않도록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반드시 공약을 이행해나가겠습니다. 사원대표에도 출마하여 제가 약속드린 공약을 성실히 수행할 서 있도록 도전할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19년 6월 24일

메모리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5-4선거구 당선자 김규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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